양서를 찾다, 프라하의 소녀시대 독후감

아시는 분은 아시다시피 계속 요네하라 마리의 책들을 읽고 있습니다.

프라하의 소녀시대
는 일본인인 저자가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를 다닌 프라하의 학교에서의 친구 3명과 어른이 된 이후에 흩어져 사는 그들을 어렵게 저자가 찾아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책은 3부로 나눠져있고 그리스계인 라차, 루마니아의 아냐, 유고슬라비아의 야스나 순서로 쓰여져 있습니다.

프라하 소비에트 학교는 러시아어로 수업을 하지만 교실안에는 체코 말고도 동구권의 다양한 나라의 아이들이 수업을 받았고 그 안에서 소녀 마리의 경험은 우리가 상상도 하지 않았던 공산주의의 장점과 다양한 모습에 놀라게 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공산국가의 모습은 너무나 이차원적이어서 이책을 읽고서는 새삼 얼마나 우리가 미국중심의 나라에서 살았는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모든 시험을 논술식으로 보는 학교, 문학작품을 다이제스트 본으로 읽지 않게 하는 학교, 사서가 책을 돌려 받을때 책의 내용을 물어보는 학교 소비에트학교는
주입식 교육을 하는 우리나라와나 일본의 학교와는 정말 다릅니다.
책의 제목과 대강의 내용만을 알아도 되는 시험 대신 모든 작품을 원본 그대로 읽고 발표를 한다니, 정말 멋지지 않은지.

활달한 라차의 얘기에는 반전이 있습니다. 공부를 그리 싫어하던 러차가 의사가 되고 어릴적부터 바람둥이었던 라차의 오빠가 인생후반기에 여자때문에 패가망신한 이야기는 소설보다 더 드라마틱한 것이 인생이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두번째 얘기부터는 그저 해외토픽으로만 듣던 이름들이 자주 나옵니다.
루마니아의 아냐는 놀랍게도 차우체스쿠의 심복인 아버지를 가져서 해외로 도피성 유학과 결혼을 했습니다. 아냐가 꼭 우리나라가 해외여행 금지시절에 고위층자녀들은 해외 유학을 보낸 케이스와 비슷해서 더 짜증이 났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누린 혜택을 당연시 여기는 것도 똑같구요.

세번째 얘기의 야스나, 아마도 저자 마리는 이 친구를 죽을때까지 걱정했을것 같습니다.
야스나는 마리의 청소년기의 베프였던것 같습니다. 사춘기때는 친구들을 서로 숭배하죠. 아마도 둘은 그런 친구였던 것 같습니다. 그녀의 집안환경은 공산주의 사회에 만연한 고위당원의 비리를 저지르지 않는 올바른 분위기였고 그녀 또한 용기있고 똑똑한 소녀였습니다. 나중에 찾은 유고는 내전으로 엉망이 되어있었고 천신만고 끝에 찾은 친구는 공습을 두려워 하며 살고 있습니다. 야스나의 아버지는 심지어 유고의 대통령이라니. 요네하라 마리에게 동구권의 뉴스는 친구의 안부였을 것 같습니다.

읽었던 요네하라 마리의 책중에서도 가장 흡입력있고 소설처럼 드라마틱한 에세이입니다.
이런책은 정말 머리 아프지도 않고, 읽기 어렵지도 않고, 나쁜 내용도 없고 심지어 감동적이고 남는 것까지 있습니다.
양서발견! 음 지하철 독서가같은 분들이나 공부하거나 머리지치실 때 읽을 책이 필요한 일상의 독서가시라면 정말 강추입니다.
요네하라 마리 님

미녀냐추녀냐도 저번주에 읽었습니다. 첫 에세이인 이 미녀냐추녀냐에서 보여지는 중언부언하는 습관이 이 책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도 글을 쓰는 데도 노력을 아끼지 않은듯해서 그녀의 열정적인 삶에 존경이 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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