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권하는 사회

요즘 내 주위에는 나의 임신을 간절히 간절히 바라며 입에는 안올리는 사람과 대놓고 아기는?이라고 묻는 두 종류의 사람만의 존재하는 것만 같다.
아주 친한 사이 아니면 물어보지 않아야 할 일 같기도 한데 어째서 그렇게들 남의 아기에 관심이 많으신지 모르겠다.

전에 내가 메니에르병에 걸려서 한달이나 집에 누워있을때는 아무도 콧배기한번 보여주지 않은것을 봐서는 나를 그닥 사랑하거나 관심이 있는 것같지도 않다. -.,- 사실 다들 그병이 뭐냐고 물어보기는 했었다.
우리 엄마조차도 그랬으니(친엄마다) 따뜻한 가정의 분위기는 내게 애시당초 없었던 것 같은데 이제와서 이렇게! 행복한 가정에 아기가 없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을 다들 인정하기 싫어하시는지 나로서는 어리둥절이다.

시어머니는 시집온 첫달에 커다란 감을 치마에 받으셨다며 혼자 기뻐하셨고 이어 우리어머니는 내 여동생이 임신을 하자 둘이 임신해서 어쩌냐며 나의 임신을 동생의 임신과 함께 기정사실화 하셨었다.
심지어  요즘은 아버지가 내가 임신한 것같은 이상한 꿈을 꾸셨다고 엄마에게 하셨다고 한다. 아빠는 오늘 전화를 걸어서 별일없냐는 질문을 3번이나 하셨다. 아마 내 인생 중 아버지가 내게 별일없냐고 물었던 것이 총 10회가 안되는 것같은데 참으로 별일이다.
가족이 이러는 것은 그래 충분히는 아니지만 이해를 할 수도 있겠다.
나도 조카라면 껌뻑 죽는 이모이니 새가족, 새생명, 귀여운 아기에 대한 기대라고 해두자. 더 어이없는 것은 나머지 사람들이다.

얼굴만 아는 한 지인(남자다!)도 아기갖는게 여러모로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두렵다고 하자 당장 "그건 네가 이기적인거지!"한다.
지금 아이를 가질 수 있으면 가지겠냐고 묻자 대답도 못하는 주제에 오지랍이 심하시다. 그는 마흔이 훨씬 넘은 독신인데 게이인지도 모르고 앞으로도 결혼은 힘들듯 하다 하니 이기주의의 지존은 그분이 더 가까울 듯.

만난지 몇년되었고 메신저에서만 만나는 한친구는 메신저에서 말걸때마다 내게 왜 아기를 안 가지냐고 너 늙어서 얼마나 고생인줄 아냐고 겁주는 멘트를 이번까지 해서 6번정도 반복한것 같다. 아기를 기르면서 답답하고 돈도없고 힘들어 죽겠다면서 왜 아기 안가지냐고 닥달하는 것이 나로서는 매우 이상하다.
혹시 아기엄마로 사는 삶이 불만스러울 수록 아기낳으라고 난리인 것은 아닐까 의심이 된다. 그렇다면 내 주위 나의 임신을 염원하는 그 모두가 적은 아닌가 두렵다.

나의 사적인 부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코멘트를 하는 것은 결혼할때도 겪지 못했던 일이고 적나라하게 얘기하자면 뭐 키워주지도 않을거면서 하는 그런 훈수가 부당하게 느껴지기만 한다. 흥.

아기는 가질 생각이다.
하지만 그것은 하느님이 내게 주시는 선물이라고 생각하지 내 인생계획 절대절명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게 오는 선물을 모두가 이리 참견하는 것이 언짢다. 

덧글

  • 화이트랜서 2009/03/24 23:14 # 답글

    밸리에서 보고왔습니다. 저도 시댁식구들, 친정식구들, 남편친구들까지는 이해하는데 제 친구들이랑 생판 모르는 동호회사람들까지도 '임신했으면 애를 낳는게 행복이죠, 빨리낳으세요! '로 일관해서 화가 나요. 왜 처음본 날 단합회자리에서까지 그런 소리를 들어야되는거죠 ㄱ- 자기는 결혼도 하지 않았으면서 말이죠 ㄱ- 그런거 너무 들어서 짜증내면 별난사람이란 소리나 듣고요...ㄱ=
  • 화이트랜서 2009/03/24 23:29 #

    아, 오타네요...두번째 줄에 임신이 아니라 결혼 ㅠㅠ이네요 ㅠ
  • 흰짱구 2009/03/25 01:56 #

    ㅋㅋㅋㅋ 참 남의 행복에 관심들이 ^^;
  • 와램 2009/03/24 23:20 # 삭제 답글

    백만 % 동감가는 글..

    그래도 내 주변의 지인들은 좀 조용한 편인데
    나의 별남을 아는 지라 그려려니..
    회사도 총각 부장님에 40줄에 애가 안 생겨서 고민인 차석 차장님과 있으니
    애기 얘기는 안 나오고..

    단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짱나게도 이래라 저래라.. 그냥 대꾸도 안 해버림..

    문제는 양가 부모님들... ㅠ.ㅠ
  • 흰짱구 2009/03/25 02:00 #

    그 회사에서 아기얘기는 안나오겠네 ㅋㅋㅋ
    잘모르는데 왜 이래라 저래라 할까 참 자신있게 사나바들
  • 아레스실버 2009/03/24 23:32 # 답글

    이유는 1. 달리 말할 게 생각 안 날 때 가장 쉽게 꺼낼 수 있는 화제이며 2. 말하는 쪽이 우위가 된 것 같고 (기분 탓에 불과하지만) 3. 반응을 보고나서 뒤에서 수근대기에 좋은 화제이기 때문입니다.

    편리하죠. (그래서 저는 좀처럼 쓰지 않습니다만)

    비슷한 화제로는 1. 연인 만들어라 2. 결혼해라 3. 취직해라(이직해라) 등이 있습니다. 아, 4. 공부해라 빼먹었네요.

    방어법은 그러려니 하는 겁니다. 다만 양가 부모님의 경우에는(생략)
  • 흰짱구 2009/03/25 02:01 #

    3. 아닐까요. 대부분 ^^
  • xmaskid 2009/03/25 00:08 # 답글

    이럴때는 확실히 미국 사는게 다행이다 싶어요^^ 지금까지 그런 이야기 꺼낸사람은 엄마밖에 없거든요^^ 그것도 넌지시, 조카 귀엽지 않니? 라는 식으로.
  • 흰짱구 2009/03/25 04:00 #

    ^^ 그정도면 정말 양호하네요, 어떤 분은 왜 아이 안낳냐 집은 전세냐 산거냐, 시댁은 형편이 어떠냐 초면에 묻는 분도 계셨어요. ㅎㅎㅎㅎ
  • 2009/03/25 10:11 # 삭제 답글

    ㅋㅋ 그 오지랖은 니가 아이를 낳아도 계속 될지도 모르지. 어느 민족이나 그 나라의 민족성에 좋은 점과 그렇지 못한 점이 있다고 보지만, 가끔 우리나라의 오지랖은 날 질리게 할때가 많아. 친한 사이도 반복되면 웃으며 대처하다가도 기분 나쁜 상황에선 확 열이 받을 때가 있지... 가끔 남의 가족계획을 무 자르듯 지들 기준에서 평가하는 것도 짜증나기도 하는데, 요즘 보면 지들 가족계획을 남한테 묻는 더 황당한 케이스도 많더라.. 성숙이 덜 되서 그러려니 하며 넘기다가도 참 어이가 없어서.
    난 둘째 얘기 아주 질렸어. 니 말대로 지들이 키워줄것도 아닌데 둘째는 언제 낳냐부터 시작해서, 왜 안낳고 있냐는 기본이고, 애가 하나면 이기적이라는둥, 니들 편하자고 그러냐는둥. 설령 우리 편하고자 그런다 한들, 그래서 뭐?! 특히 그런 얘기를 미혼인 친구가 하면 더 어이가 없지..
  • 흰짱구 2009/03/25 14:47 #

    아 정말 끝이 없구나. 흑흑 아무도 없는데서 살수도 없지만 ㅠ.ㅠ
    결혼안할때 잔소리 듣는거는 다들 자제를 하는 분위기라도 있었는데 이건 머...
  • peace 2009/03/25 18:03 # 답글

    얼마전 가족과 함께 남한산성 갔는데... 옆 어르신 "둘째 가져야지" -_-;
  • 흰짱구 2009/03/26 15:28 #

    ㅋㅋㅋ 그것도 참 괴롭겠네요
  • cactus 2009/03/30 13:35 # 답글

    이런...백만프로 공감가는 말씀이네요..저도 한참 임신문제로 시달렸는데 나중엔 원해도 임신이 안되니 또 돌아버리겠더라구요..그상황에서 눈치없이 물어보는 사람들도 그렇지만 배려한다고 쉬쉬하는것도 스트레스던걸요.-_-a 그게 참...말하는 사람들도 그렇지만 듣는 임신예정자들도 좀 날카롭게 반응하는것거 아닐까 해요.. 나중엔 그냥 웃으면서 네 가질거예요~ 노력중이예요~그렇게 되더라구요.
  • 흰짱구 2009/03/30 14:34 #

    저도 '가질려고요' 머 그러고 있어요, ㅋㅋ 그런데 다들 물어볼때마다 은근히 조바심나게 만드는거 같긴 해요.
    결혼이 늦은 편이라 아이 낳고도 다들 육아에 대해 한마디씩 할 듯해서 그것도 벌써 걱정되네요.^^
  • eyeman 2009/04/03 11:24 # 답글

    만나라는 스트레스 -> 결혼해라는 스트레스 -> 애기 낳으라는 스트레스!!

    저도 정말 정말 친한 사촌 누나가 결혼하기 전에는 다들 자제하는 분위기였는데, 그 분이 결혼하시고 나서 포화가 심해졌어요. 아무래도 모두 조심하시던 자물쇠가 풀린듯. 흰짱구님도 결혼을 하고나니 다들 맘이 편해서 그냥 말을 막 해버리는 듯하네요.

    아 이제 막 한 번 만났는데 정말 왜 이리 보채시는지 모르겠네요. 흰짱구님의 기분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가요. 힘내세요!
  • 흰짱구 2009/04/06 14:37 # 답글

    ㅋㅋㅋㅋ 넌 아기낳을일 없자나 ~ 너도 결혼할 나이구나 마냥어려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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